2004년 여름이 다가올 무렵.
우리과의 한 여자애가 나에게 소개팅을 시켜준다는 말에 혹해서
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첫 소개팅을 나가게 되었다.
물론 내가 잘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다지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지만
무언가를 경험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기에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던 것이다.
장소는 피자헛.
방과후 주선녀와 학교 근처의 피자헛으로 가서 기다렸다.
역시 30분 늦어주는 센스-_-.
멀리서 소개팅녀의 모습이 보였는데 나의 머릿속에서는 하나의 이미지가 떠오르고 있었다.
ㅡ,.ㅡ
뚱뚱하고 땅딸막한 키에 한 세 접시는 나올 법한 두꺼운 입술...
눈은 뜨고 다니는 건지 감고 다니는 건지 단추구멍만한 눈은 알흠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.
원래 나는 보통 이렇게 외모로만 평가하지 않는데 나도 어쩔 수 없다. -_-
성격이나 좋으면 모를까...!
내가 애써 준비해온 마술(-_-)을 보여준다고 하자, 어설픈 것 같은데 하지말라며 무안을 주기도 했다.
피자먹고 집에까지 바래다 준 후, 빨리 헤어지고 싶었지만 예의상 나는...
커피라도 마시고 헤어지고 싶었는데 아쉽게 되었다고 말을 했다.
그랬더니 커피 마시자고 한다.
나는 빨리 집에 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는데... 뭥미ㅡ,.ㅡ
뭐... 어쨌거나 커피숍에 간 우리...
내가 피자를 샀으니 당연히 그년이 커피값 낼 줄 알았다.
그런데 꼿꼿이 자리에 앉아 있는 그 모습이란...
한 대 줘 패주고 싶었다.
커피 다 마시고 난 허탈하게 집으로 돌아왔다.
다음날 주선녀의 미니홈피를 통해 우연히 그년의 홈피에 가게 되었는데...
최악이었다며 다시는 소개팅 하고 싶지 않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.
이런 닝기미...누가 할 소리를...!!!
더 가관인건 프로필에...
예전에는 내가 좋아해야 했는데 지금은 날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...
쏠렸다.
또 하나 생각나는 건...
잘 들어갔냐고 전화라도 해 줘야 할 것 같아서 주선녀에게
그년 전화번호를 물어보니 가르쳐 주지 말라고 했단다.
나참! 어이가 없어서...
물론 다 내가 못난 탓이지만...
그년도 주제를 알고 설쳤으면 좋겠다.
4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의 기억 때문에 가끔 고통스럽다.
이 일로 인해서 소개팅은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었다...orz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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